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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의 컴백인지 계산하기도 민망하다. 설마하고 들어와봤더니 고맙게도 살아있었구나. 남편도 자고 아기도 자는 야심하다 못해 이른 이 시각에, 과거의 내가 남겨놓은 일상의 흔적들을 읽으며 키득대고 있는 나. 그렇다, 나, 우뇽, 유부녀가 되어 떠났다가 애 엄마가 되어 돌아왔다!

그러니까 자초지종은, 지난 주말 경기도 모처에 있는 아파트를 계약했다. 월세 받던 오피스텔을 팔았다. 대출을 받았다.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 월세는 사라졌다. 계산기 두드려봐도 한숨만 나왔다. 남편 월급만 갖고 살긴 너무 막막했다. 일거리가 필요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집에서 애 보면서도 할 수 있는 프리랜서 기자, 대필작가 따위의 일거리들만 눈에 들어왔다. 지원서류를 작성하려고 보니 블로그 주소를 적으란다. 헐! 요새 블로그 안하는데! 네이버에 하나 만들긴 했는데 그건 그냥 시시한 사진이나 올리는 용도라 어디 내세울 수도 없는데! 헐! 가만 있자, 예전에 쓰던 블로그가 아직 살아 있으려나?

"응." 이라고 블로그가 대답하는 것만 같다.

고마워. 하지만 이곳에 다시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니, 글을 다시 쓸 수나 있을까. 일도 블로그도 완전히 중단했던 1년의 공백을 다시 채워나갈 수 있을까.

"응." 이라고 블로그가 대답하는 것만 같다.

어쩌면 지금의 이 시도는, 훗날 '너 때문에'라고, 방향 잃은 내 삶의 원인을 아이 탓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나름의 물밑작업일 거다. 이대로 집구석에 눌러 앉아 애나 키우는 '아줌마'가 되지 않기 위한 발악일 거다. 아이에게, 남편에게, 그리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이제는 다시 긴장해야 할 때. 알아주는 사람, 찾아와주는 사람 하나 없어도 괜찮아. 이곳에 내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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